두 번째는 처음보다 한층 여유가 있기 마련이지만 출발시각도 오전 9시라 부담이 없었다.
현대인의 필수덕목(?)인 5분전 도착을 완벽하게 지키며 인성사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발지에서 9시에 출발하면 인성사거리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9시 5분쯤 도착할 것이고 우리는 8시 55분에 도착했
으니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는데 숙인언니의 휴대폰이 숨 가쁘게 울린다. 버스가 항공고등학교 앞에 있으
니 빨리 택시를 타고 움직이라는 지령이 내렸다. 천둥번개도 치지 않았는데 갑자기 웬 날벼락하며 택시를 찾았으
나 콜택시 전문인 고성에서 택시가 보이기 만문이라 다시 차를 주차해둔 곳으로 뛰어가 허겁지겁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가니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 우리 선생님들은 5분 전 도착보다 훨씬 이르게 버스에 탑승하신데다 인
성사거리에 탑승자가 없다는 소식을 로이터통신으로 접하시고 8시 55분 전에 인성사거리를 지나쳐 가신 것이었
다. 아,, 우산리에서 지각사태라도 있었으면 아니 정확하게 9시 출발만 했더라도 우리를 버리고 가지는 않았을텐
데,,,
우리 선생님들께서 너무 부지런하셔서 일어난 일이니 어떤 탓을 할 수도 없는 일인게
동백관광을 탈 때에는 5분전 도착을 10분전으로 바꿔야 할려나,,,
암튼 무사히 차에 오르고 회장님 진주 선생님들까지 모두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두 번째 만남이라 더 친밀감이 느껴지고 선생님들은 더 살갑게 대해 주신다.
어떻게 이런 분위기에 안 반할 수 있을까...
이어지는 열공 열공 열공 분위기.
장단 연습 소리 연습의 열기가 너무 뜨거워 휴게소에 도착해서 까지 연습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음을 다스리는(音癡) 내 모습이 한없이 초라해 지는 시간이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도대체 우리 선생님들은 안 되는 것이 뭐냐고요~~
식당 개 삼 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내게도 그런 날이 올지 모른게 일단 열공 하는 척^^
어김없이 공연장소 도착하여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민생고부터 먼저 해결하기로 했다.
발갱인지 빨갱인지(ㅋㅋ지송^^) 다들 어떻게나 친절하시던지 음식 끝에 마음 상할까봐 무진장으로 공수해 주는
음식 앞에 이성을 잃고 덤벼들었다.
먹는 게 남는 것이고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곱다는 말을 한번 더 다짐하면서.
드디어 공연시작.
주최측인 발갱이 들소리 보존회의 공연을 시작으로 우리 고성농요는 두 번째 장을 장식하였다. 일찍 시작한 만큼
빨리 돌아오리란 계산 하에 오후 새끼줄을 작성하였다. 그러나 1시간이 가고 두 시간이 지나도 출발을 하지 않는
다. 안달이 나기 시작한다. 약속시각이 자꾸 다가오건만 영 출발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우리 공연 끝났다고 그
냥 가버리는 건 예의가 아니라는 회장님의 지론으로 오후 5시 42분에서야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마음을 비웠다. 마
음을 비우자 배도 같이 비워진 듯 허기가 몰려온다. 이 넘의 배꼽시계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태세다. 차
가 출발을 알리자 하우스 입장도 같이 시작되었다. 우리 회장님과 부회장님의 열정과 에너지는 타의 추종을 불허
한다. 오전에 공부한 것도 모자라 오후에는 몸으로 직접 뛰는 스텝 바이 스텝까지 도무지 브레이크가 없다.
춥고(에어컨) 배고프고 잠도 오고 모든 것이 귀찮았지만 회장님의 성원에 힘입어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세웠던
것도 잠시 청천벽력과도 같은 날벼락 소리가 들려왔다. 저녁식사를 진주에서 할 예정이란다. 당장 밥이 고픈데 8
시가 넘는 시각까지 기다려야한다니,,,
오호 통재라!! 하느님,,, 그래도 이건 아니지요...꺼이꺼이
배고픈 시기를 넘기면 산해진미도 시시해 질 줄 알았는데 이 넘의 식성은 전혀 구애를 받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꽁치구이가 나왔다. 누가 먹을세라 내 앞으로 자리를 이동시켜 낱낱이 분해를 시켜버렸다. 뼈만 앙상한 잔해를 보
고 있자니 이성을 잃고 부리던 식탐이 슬그머니 부끄러워진다.
이제 겨우 두 번째 이건만 고성농요에 올 때마다 부끄러운 일이 생긴다.
그래도 우리 선생님들은 아무런 탓도 않고 다 받아주신다.
모든 걸 다 받아주시는 든든한 빽을 믿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이 철딱서니가 언제쯤이면 철이 들려는지,,,